책 소개
경제학이 밥의 크기와 자유의 영역을 확대하는 과제에 복무하는 학문이라야 한다는 나의 소신에는 아직 변함이 없다. 따라서 그 난해한 언어와 난삽한 부호로 '오염된' 경제학을 구해내기(?) 위해 나의 잡식성 잡식(雜食性 雜識)이 동원된 셈이지만, 이제는 그 반대의 의미로 경제학을 타락시키고 있지나 않은지 저으기 염려되는 것이 사실이다. 앞서 펴낸「광대의 경제학」(까치)이 주로 신문에 발표한 글을 중심으로 사회현실에 대한 단평을 모은 책이라면, 이번에는 잡지의 글을 위주로 선택했기에 지면의 제약에서 벗어나 어느 정도 논리적인 무장(!)을 갖출 수 있었다.……그러나 그놈의 경제학이 요구하는 까다로운 암호해독에 질려 경제현상과 경제이론에―밥과 자유의 문제에―대한 일상적인 관심마저 포기하려는 사람들에게 다소 유익한 안내자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경제학이란 이름을 붙여놓으면 독자들이 수저조차 들기를 꺼린다는 출판사의 볼멘 항의를 무마해가며 다시 한번 그 메마른 밥상에 잡식성 잡식(雜識性 雜食)의 식단을 꾸민다.―저자의 서문에서
차례
[경제에 대하여]
새 대통령에게 띄우는 공개편지
흥부와 놀부가 같이 사는 길
임금 결정을 위한 '미로학습'
돈의 토지, 사람의 토지
그 우울한 '가뭄의 경제학'
물가에 대한 상식과 몰상식
평가절상이라는 이름의 화려한 착각
돈과 선거, 그리고 이후
출범의 해를 위한 예보
자본주의의 다섯번째 환갑
부자나라들의 행진 : 토론토 회담 잡감
명태의 임무에 대하여
[경제학에 대하여]
현대 경제학의 성립 배경
전후 경제학의 새로운 모색
노벨 경제학상 '20년'의 유감
정치경제학의 이해를 위한 안내
발전이론의 발전 추세
종속이론에 관한 메모
국가 독점자본주의 이론의 소묘
[경제학자에 대하여]
토지와 지주의 대변인 프랑수아 케네
주식투기로 떼돈 번 데이비드 리카도
인구와 인간에 편견 지닌 토마스 맬써스
고전파 경제학의 청산인 존 스튜어트 밀
경제학에 국경을 역설한 프리트리히 리스트
경제에 등한하고 경제학에 탁월했던 칼 마르크스
수학에 서툴렀던 수리경제학의 창시자 레옹 왈라스
경제학이란 말을 처음 만든 앨프리드 마샬
미국의 비미국적 경제학자 쏘스타인 베블렌
정치에 실패하고 학문에 성공한 요젭 슘페터
더 많은 샴페인을 원하며 눈을 감은 존 케인즈
20세기 경제학의 거대한 이단 모리스 돕
현장에서 이론을 실천한 파울 마틱
[경제학 서적에 대하여]
마르크스와 엥겔스 저작의 부분적 출판에 붙이는 몇가지 의견
칼 마르크스의 『자본』
『자본』 출판 신드롬
김수행의 『자본론 연구Ⅰ』
소련 공산당 중앙위원회 편 『마르크스』
톰 보토모어 외 『마르크스 사상사전』
에르네스트 만델의 『후기 자본주의』
모리스 돕의 『소련 경제사』
폴 망투의 『산업혁명사』
마샬 제본스의 『경제학 살인사건』
김준보의 『한국 자본주의사 연구』
유인호 편역 『제3세계와 국제경제질서』
정윤형 편역 『제3세계와 외채위기』
원고지 두 매의 단상
1988년 정치경제학의 출판 성과
아카데미즘과 저널리즘의 동거―새로운 '학술잡지'의 출현
[경제현실을 전망하며]
민주화라는 이름으로
국민의 생명으로 도박하지 말라
마침내 모두에게 날개를!
'당신 하나, 나 넷'
굳세어라 환경청아
정부의 왼손과 오른손
잃어버린 '이름'을 찾아서
한은의 몫은 한은으로
국제수지 흑자의 첫 경험
[경제와 경제학의 여백에]
'페레스트로이카를 넘어서'
'거시기 사회주의'를 위하여?
'거시기 사회주의'를 거듭 확인한다
현실은 멀고 이상은 가까운 '유럽 통합'
'크라스투스 팍스 노스트라'
설과 친구를 보내며
가을에 쓰는 엽서
귀향, 화해 그리고 새 출발을 위하여
백담사의 문과 기자의 눈
히틀러와 채플린의 연대를 마감하며
저자
정운영
온양 출생.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졸업. 동 대학원 경제학과 수료. 루뱅대학교 경제학박사 학위 취득 및 ‘경제와 사회 연구소’ 상임연구원 역임. 현재 「한겨레신문」 비상임 논설위원 및 고려대학교와 서울대학교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