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DNA 이중나선 구조의 발견자 제임스 왓슨은 그 과정을 기록한 책 <이중나선>으로도 유명한데, 이 책 <유전자, 여자, 가모브>는 그 후속이라 할 만하다. 1953년, DNA 구조 발견으로 일약 과학계의 스타가 된 이후부터 1968년까지, 자신의 사생활과 연구생활을 위트있게 기록했다.
<이중나선>이 단순한 과학적 발견의 해설이 아니라 한 젊은 과학자의 비딱하고 재치있는 초상을 잘 반영한 글이었듯, 이 책도 그렇다. RNA 연구가 또 다른 '금광'이라 확신하고 뛰어 들었지만 잘 풀리지 않아 답답한 심정, 여러 여자를 만나 '노력'하지만 실패를 거듭하고 의기소침한 모습, 동료 과학자들과 가진 지적인 농담의 시간들을 시시콜콜하게 기록했다.
저자
제임스 D. 왓슨James D. Watson
1968년에서 1993년까지 뉴욕 콜드 스프링 하버 연구소의 소장으로 있었으며, 현재는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1989년부터 1992년까지 국립 보건 연구소 인간 유전체 연구 센터의 초대 소장을 맡기도 했다. 현재 미국 국립 과학 아카데미와 영국 왕립 협회의 회원으로 있다. 미국 자유 훈장과 국립 과학 훈장을 받았으며, 1962년 프랜시스 크릭 및 모리스 윌킨스와 함께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역자
이한음
과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했다. 1996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당선되었으며, 현재 과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청소년을 위한 과학 소설 『타임머신과 과학 좀 하는 로봇』과 추리 소설 『바스커빌가의 개와 추리 좀 하는 친구들』, 지구 환경과 생태 문제를 다룬 『위기의 지구 돔을 구하라』, 과학 교양서 『생명의 비밀을 밝힌 기록, 이중 나선』 등을 썼습니다. 옮긴 책으로 ≪생명≫, ≪리처드 도킨스≫, ≪DNA, 더블댄스에 빠지다≫, ≪자연의 빈자리≫, ≪핀치의 부리≫, ≪복제양 돌리≫, ≪인간본성에 대하여≫, ≪쫓기는 동물들의 생애≫, ≪와일드 하모니≫ 등이 있다.
출판사 리뷰
이 책에 등장하는 왓슨은 이중 나선의 발견자라는 대가의 모습과 전혀 거리가 멀다. 왓슨은 이중 나선을 발견한 뒤, 그에 버금가는 또다른 업적을 남기겠다고 RNA 연구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이 책에 상세히 쓰고 있듯이, 왓슨은 몇 년 동안 계속 헛다리를 짚기만 했다. 이런저런 엉뚱한 추측을 하다가 실패를 거듭하고, 별 다른 성과를 내놓지 못해 교수로 임용되지 못할까 걱정하고, 연구 성과를 발표할 때에도 혹시 누가 틀렸다고 할까봐 마음 졸이기도 한다. 게다가 매력적인 여성에게 접근했다가 퇴짜를 맞고, 한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애쓰면서도 다른 매력적인 여성들에게 눈길을 돌리기도 하며, 예의범절에 구애받지 않겠다고 호탕하게 행동하다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도 한다. 그런 한편으로 다음에 노벨상을 받을 사람은 자신이 될 것이라며 내심 기대하기도 한다. 보통 젊은이와 전혀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머리말을쓴 피터 폴링이 왓슨이 크리스타라는 한 여학생에게 홀딱 빠졌다가 실연당한 것이 동기가 되어 이 책을 쓴 듯하다고 말한 것도 수긍이 간다.
그러니 이 책에서 진지한 왓슨의 모습과 심오한 학술적인 내용을 기대한 독자라면, 실망할지 모른다. ?이중 나선?의 후속편인 이 책은 전편과 마찬가지로 유머와 익살, 그리고 즐거움과 슬픔 같은 감정으로 채색된 사적인 일화들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읽고 나면 과학계의 거장들도 우리랑 별다른 사람들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난다. 몇 년을 연구하면서도 별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람, 연구보다는 연애에 몰두하는 사람, 술독에 빠져 사는 사람 등 위인들의 사생활이 적나라하게 시시콜콜 담겨 있기 때문이다. 왓슨과 죽이 잘 맞는 장난꾼 가모브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