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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나의 노래

아프리카, 나의 노래

책 소개

변호사 자격과 모국어를 빼앗겼지만, 마음에서 고향을 지우지 못하는 발터, 유대 인 사회에만 안주했던 고집쟁이 철없는 아내 예텔, 그리고 머리로는 엄마를 가슴으로는 아빠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레기나. 이 소설은 이들 가족의 이야기이다. 히틀러의 유대 인 박해를 피해 이들이 도착한 곳은 아프리카, “영원한 태양이 사람의 마음과 입을 열어주는” 곳이다. 이 책에는 제2차 세계대전의 포성도 들리지 않고, 끔찍한 고통의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또한 <안네 프랑크의 일기>처럼 그 안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며 써내려간 고통의 기록도 아니다. 하지만 그 어느 책보다 생생하게 그 당시를 증언한다. 독일에서 멀리 떨어진 케냐의 어느 농장에서 제2차 세계대전을 증언한다니, 그것이 가능하기는 한 것일까? 그들 가족이 접하는 전쟁 소식이라고는 라디오, 편지, 신문으로 걸러진 간접적인 이야기일 뿐인데 말이다. 1932년 상부 슐레지엔에서 태어난 작가 슈테파니 츠바이크는 실제로 부친을 따라 아프리카로 이주하여 전쟁이 끝난 후 1947년 독일로 돌아올 때까지 그곳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러니까 이 소설은 작가 자신의 이야기이다. 아프리카에서 보낸 유년시절의 기억을 꺼내어 글로 옮겨적은 것이다. 그랬기 때문에 주인공 가족이 처했던 기구한 운명과 입지는, 아프리카 대륙도 대전의 포화를 벗어난 안전지대가 아니었음을, 또한 상부 슐레지엔을 둘러싼 복잡미묘했던 당시의 국제정치적 상황을 어느 역사책보다도 소상하게 들려준다. 편견도 두려움도 없던 아이의 눈으로 작가는 당시를 증언한다.

저자

슈테판 츠바이크Stefanie Zweig
1932년 상부 슐레지엔에서 태어나 1938년에 부모를 따라 동아프리카의 케냐로 이주하여 유년 시절을 그곳의 한 농장에서 보냈다. 그 후 1947년 가족과 함께 독일로 돌아왔다. 그녀는 30년간 프랑크푸르트의 한 신문사에서 문예란 편집장으로 일했다. <한 입의 흙>은 독일 청소년 도서상 후보에 올랐고, 국제적인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의 명예 목록에 선정되었으며, 1995년에는 왕립 네덜란드 지리학 협회에서 최고 청소년 도서로 뽑혀 유리알 지구본 상을 받았다. 1993년에 독일 국가 공로훈장을 받았다.

역자

차경아
서울대학교 문리대 독문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본대학교에서 수학했다. 서강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고 경기대학교 유럽어문학부 독어독문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주요 번역서로 안톤 슈낙의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미카엘 엔데의 《모모》, 《뮈렌왕자》, 《끝없는 이야기》,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 잉게보르크 바흐만의 《말리나》, 《삼십세》, 《만하탄의 선신》 등이 있다.

출판사 리뷰

변호사 자격과 모국어를 빼앗겼지만, 마음에서 고향을 지우지 못하는 발터, 유대 인 사회에만 안주했던 고집쟁이 철없는 아내 예텔, 그리고 머리로는 엄마를 가슴으로는 아빠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레기나. 이 소설은 이들 가족의 이야기이다. 히틀러의 유대 인 박해를 피해 이들이 도착한 곳은 아프리카, “영원한 태양이 사람의 마음과 입을 열어주는” 곳이다. 이 책에는 제2차 세계대전의 포성도 들리지 않고, 끔찍한 고통의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또한 <안네 프랑크의 일기>처럼 그 안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며 써내려간 고통의 기록도 아니다. 하지만 그 어느 책보다 생생하게 그 당시를 증언한다. 독일에서 멀리 떨어진 케냐의 어느 농장에서 제2차 세계대전을 증언한다니, 그것이 가능하기는 한 것일까? 그들 가족이 접하는 전쟁 소식이라고는 라디오, 편지, 신문으로 걸러진 간접적인 이야기일 뿐인데 말이다. 1932년 상부 슐레지엔에서 태어난 작가 슈테파니 츠바이크는 실제로 부친을 따라 아프리카로 이주하여 전쟁이 끝난 후 1947년 독일로 돌아올 때까지 그곳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러니까 이 소설은 작가 자신의 이야기이다. 아프리카에서 보낸 유년시절의 기억을 꺼내어 글로 옮겨적은 것이다. 그랬기 때문에 주인공 가족이 처했던 기구한 운명과 입지는, 아프리카 대륙도 대전의 포화를 벗어난 안전지대가 아니었음을, 또한 상부 슐레지엔을 둘러싼 복잡미묘했던 당시의 국제정치적 상황을 어느 역사책보다도 소상하게 들려준다. 편견도 두려움도 없던 아이의 눈으로 작가는 당시를 증언한다. 레기나는 아프리카에 매료되어 그곳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사랑한다. 처음부터 그녀를 사로잡은 오부오르, 그녀에게 침묵의 의미를 가르쳐준 아자, 마법의 힘을 일깨워준 체포이 등 그녀는 아프리카의 사람들에게 이끌려 그들의 삶 속으로 들어간다. 하루 종일 지붕에 올라가 햇빛을 쬐고, 산에 부딪혀 돌아오는 샤우리를 듣고, 검은 신 뭉고와 대화를 나눈다. 레기나의 눈으로 펼쳐지는 광활한 아프리카의 자연은 읽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그녀의 마음으로 전개되는 사람들의 삶은 우리의 가슴을 따스하게 적셔준다. 그러나 그녀의 아빠 발터는 다른 어떤 직업보다 언어를 무기로 삼는 변호사로서 “모국어를 부끄러워”해야 하는 땅을 끝내 고향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자신이 늘 그리워하던 고향을 다시는 찾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는 돌아가려는 결심을 굳힌다. 무조건 변화를 겁내는 아내의 반대를 무릅쓰고 딸의 마음에 상처를 남기면서 그는 자신의 말이 통하는 독일로의 귀향을 결정한다. 작가는 아프리카의 매력들을 글로 붙잡기 위해서 아프리카 현지인들의 표현을 작품 속에 풀어놓는다. 스와힐리 어의 생경하게 살아 있는 감성의 메시지들이 새롭고 흥미롭게 전개된다. 특히 오부오르의 표현들은 자연과 하나된 원주민의 언어를 보여준다. “말의 냄새”와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의 냄새”를 맡고, “시간을 헤아리는 법”이 없는 그는 발터에게는 한조각 고향이요, 레기나에게는 말을 가르쳐준 스승이자 친구이다. 오부오르 외에 올 조로 오로크에서 만난 키마니는 아프리카의 자연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늘 그 자리에 존재하는 그는 발터와 대화를 나누는 진정한 친구이다. 하지만 이 작품의 근본 주제인 고향과 정체성에 대한 문제는 ‘언어’라는 고리에 묶여 일상사의 구석구석에,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해학적으로 담겨 있다. 레기나는 “3개의 세계가 만나는 교차지점”에서 살게 되었다. 부모님의 언어인 독일어, 아프리카의 언어, 그리고 케냐의 공식 국어인 영어가 그녀 안에 공존한다. 학교에서 칭찬을 받은 글도 그녀는 그대로가 아닌 “아빠의 말”로 바꿔서 부모님께 읽어드려야 한다. 또한 동생 막스에게 자연스럽게 건넨 첫인사는 아빠의 모국어가 아닌 스와힐리 어였다. 작가는 이런 언어의 혼재를 통해서 전쟁이 물질적인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뿌리를 통째로 뒤흔드는 것임을 보여준다. 이 소설의 마지막 장면은 아프리카와 이들 가족의 작별 장면이다. 떠나는 사람도 보내는 사람도 우리가 상상하는 그런 눈물바다를 만들지 않는다. 그들은 작별을 받아들이고 서로를 편하게 보내준다. 그것은 그들이 나눈 우정이 깊지 않아서가 아니다. 이미 그들 안에는 서로를 잊지 못할 만큼 추억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오부오르의 혀와 머리는 그의 브와나를 잊을 수 없고, 레기나도 그와의 마법이 끝나지 않았음을 느낀다. “작별이라는 병”에 걸리지 않고 이별하는 방법을 그들은 알고 있는 것이다. 이 소설은 카롤리네 링크 감독에 의해서 영화로 다시 태어났다. 2001년 개봉 당시 독일에서 대히트를 기록했고, 그해 독일 영화상 5개 부문을 수상했으며, 국내외 영화제를 석권했다. 2003년에는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했다. 감독에게는 '비욘드 사일런스'에 이어 두 번째로 아카데미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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