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영국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은 수천 년 전에 일어났다고 한다. 즉 영국이 대륙에서 떨어져나와 섬이 된 사실이다. 그리하여 영국은 그레이트 브리튼 섬과 900여 개의 작은 섬들로 구성되었다. 이런 섬나라로서의 이점은 무엇보다 침략을 당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통치적으로 중앙집중화를 이루기 쉬웠고, 다른 나라들에 비해 내부적으로 빨리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또한 거대한 상비군이 필요 없었으므로 과세수준이 낮았고, 그럼으로써 부유층이 재산을 축적할 수 있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조건은 영국이 다민족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일찍이 국민국가로서의 기틀을 다지게 했고, 세계 최초로 의회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산업혁명, 그리고 프롤레타리아 계급을 형성하고 발달시켰다. 특히 자본주의와 산업혁명의 수행 배경에는 “보수를 위한 개혁”이라는 에드먼드 버크의 교훈을 받아들인 융통성 있는 현실주의자인 지배 엘리트들이 있었다. 그들로 인해 영국은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1688년 이후 반역이나 혁명을 거치지 않고 변화하는 상황에 맞추어 제도와 사회구조를 평화롭게 적응시켜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여기에 따르는 문제점―예를 들면 전제정이나 외국의 침입, 혁명袈觀壙?면제되었다는 역사적 사실 때문에 여러 제도가 옛 모습대로 남게 되었다는 사실―이 없지는 않았지만, 대규모 유혈혁명을 겪지 않은 채 근대 세계를 수백 년 동안 선도해왔다는 모범생(?)의 역사를 통해서 자신들이 “예외적으로 성공적”인 민족이었다고 느끼는 영국 국민의 자부심이 그것을 상쇄시키고도 남을 것이다.
차례
책 머리에
서문
제1부 구조
1 다민족 국가, 영국의 탄생
2 영국인의 정체성
3 통치제도
4 제국
5 개혁가들
6 지주와 중간계급
7 노동계급
8 미래를 향하여
제2부 시간
1 여명 : 로마/앵글로색슨 시대
2 태동 : 중세
3 도약 : 튜더 시대
4 혁명 : 스튜어트 시대
5 성숙 : 긴 18세기
6 황금기 : 1815-1870
7 조락 : 1870-1914
8 교차로에서 : 1914-
<표 1> 영국의 역대 국왕
<표 2> 영국의 역대 수상
참고 문헌
인명 색인
저자
박지향
1953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서양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1978). 동아일보 기자를 잠시 거쳐 뉴욕 주립대학교(스토니브룩 소재)에서 역사학 전공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1985). 뉴욕의 프렛 대학교에서 2년간 가르친 후 1987년에 인하대학교 교수로 부임했고, 1992년부터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도쿄 대학교와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객원교수를 거쳤으며, 국사편찬위원회 위원, 한국 영국사학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 Profit-Sharing and Industrial Co-partnership in British Industry 1880-1992 : Class Conflict or Class Collaboration?(NY : Garland, 1987), 「제국주의 : 신화와 현실」(2000), 「슬픈 아일랜드 : 역사와 문학 속의 아일랜드」(2002), 「일그러진 근대 : 100년 전 영국이 평가한 한국과 일본의 근대성」(2003), 「만들어진 전통」(2004)[번역], 「영웅 만들기 : 신화와 역사의 갈림길」(2005),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 1,2」(2006)[편집], 「영국적인, 너무나 영국적인」(2006) 등이 있고, Past and Present, Journal of Social History, 「서양사론」, 「역사비평」 등 국내외 학술 저널에 5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출판사 리뷰
영국의 탄생부터 현재까지 한 권으로 읽어보는 영국 역사서의 결정판
“최초”와 “최대”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따라붙는 영국은 18세기 후반부터 한 세기 이상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나라였다. 그 당시 영국 본국의 인구는 전 세계 인구의 2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세계 최초로 의회민주주의를 발달시키고, 최초로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뿌리를 내렸으며, 최초로 산업혁명을 주도했다. 또한 19세기 말에는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제국을 거느리기도 했다. 그러한 영국 역사의 특징을 주제별로 나누어 고찰한 다음, 통시대적 서술로 파악함으로써 좀더 포괄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된 이 책은 발행된 지 10년 만에 내용을 개정 보완하여 다시 펴낸 것이다.
주요 내용 영국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은 수천 년 전에 일어났다고 한다. 즉 영국이 대륙에서 떨어져나와 섬이 된 사실이다. 그리하여 영국은 그레이트 브리튼 섬과 900여 개의 작은 섬들로 구성되었다. 이런 섬나라로서의 이점은 무엇보다 침략을 당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통치적으로 중앙집중화를 이루기 쉬웠고, 다른 나라들에 비해 내부적으로 빨리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또한 거대한 상비군이 필요 없었으므로 과세수준이 낮았고, 그럼으로써 부유층이 재산을 축적할 수 있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조건은 영국이 다민족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일찍이 국민국가로서의 기틀을 다지게 했고, 세계 최초로 의회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산업혁명, 그리고 프롤레타리아 계급을 형성하고 발달시켰다. 특히 자본주의와 산업혁명의 수행 배경에는 “보수를 위한 개혁”이라는 에드먼드 버크의 교훈을 받아들인 융통성 있는 현실주의자인 지배 엘리트들이 있었다. 그들로 인해 영국은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1688년 이후 반역이나 혁명을 거치지 않고 변화하는 상황에 맞추어 제도와 사회구조를 평화롭게 적응시켜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여기에 따르는 문제점―예를 들면 전제정이나 외국의 침입, 혁명으로부터 면제되었다는 역사적 사실 때문에 여러 제도가 옛 모습대로 남게 되었다는 사실―이 없지는 않았지만, 대규모 유혈혁명을 겪지 않은 채 근대 세계를 수백 년 동안 선도해왔다는 모범생(?)의 역사를 통해서 자신들이 “예외적으로 성공적”인 민족이었다고 느끼는 영국 국민의 자부심이 그것을 상쇄시키고도 남을 것이다. 이 책은 영국 사회의 독특한 발전이 경제적 요인 때문만은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그것은 보다 광범위한 근대화가 함께 수행되었으며, 무엇보다도 정치개혁이 구체제를 새로운 자유주의 색채를 띤 채 살아남도록 허용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즉 영국에서는 산업자본주의가 발달하기 전에 이미 시민권과 헌정적 정부의 기반이 마련되어 점진적 개혁을 통한 대의정부 수립과 국가적 결속이 가능했고, 그 위에 산업자본주의가 통합되었다. 결과적으로 영국의 역사는 온건한 개혁과 오랜 지속성을 특징으로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