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학은 권력비판의 학문이다. 정치나 권력이 무엇이며 무엇이어야 하는지도 잘 모르고, 무엇을 어떠한 기준으로 누가 왜 어떻게 비판하고 비판하여야 하는지가 명확하지 않지만, 권력은 행사되고 비판의 대상이 되어왔다. 그러기에 한국에는 정치도 정치철학도 없다는 말을 흔히 한다. 정치철학의 중심과제는 정치권력을 도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도덕이라는 저울로 권력의 창출, 행사, 유지, 증대와 소멸을 가늠함으로써 정치권력의 소재, 한계와 목적 등을 명확히 하여 정치적 권위와 의무의 근거를 밝히는 것이 정치철학이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정치적 권위와 의무의 근거에 대한 윤리적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정치철학이다. 그리하여 정치철학은 정치체로 하여금 공동선을 추구하게 하여 인간이 행복한 정치생활을 하도록 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적으로 삼는다.